교통사고 합의금, 급수 기준일까 진단주수 기준일까


교통사고 합의금, 급수 기준일까 진단주수 기준일까

교통사고를 당하면 가장 먼저 궁금해지는 것 중 하나가 합의금이다. 그런데 합의금에 대해 알아보다 보면 서로 다른 기준이 등장한다. 어떤 곳에서는 ‘상해급수가 몇 급인지’를 따지고, 다른 곳에서는 ‘진단이 몇 주 나왔는지’를 중요하게 설명한다. 같은 교통사고인데 왜 기준이 다른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상해급수와 진단주수는 서로 다른 절차에서 각각 다른 역할을 한다. 상해급수와 진단주수를 하나의 기준처럼 생각하면 합의금이 어떻게 산정되는지 이해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생길 수 있다.


합의금이라는 말, 사실은 두 가지를 가리킨다

교통사고에서 말하는 ‘합의금’은 하나의 돈을 뜻하지 않는다. 실제로는 성격과 지급 목적이 전혀 다른 두 가지 돈을 모두 합의금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첫째는 형사합의금이다. 가해자가 피해자와 형사합의를 하면서 지급하는 돈으로, 12대중과실 사고나 중상해 사고처럼 형사처벌이 문제되는 경우 주로 등장한다.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 등 합의 결과는 이후 가해자의 형량을 정하는 과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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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민사상 손해배상금이다. 교통사고에서는 통상 보험사를 통해 치료비·휴업손해·위자료 등 사고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받는다. 이는 가해자의 형사처벌과는 별개의 문제다.

급수와 진단주수가 서로 다른 기준처럼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형사합의에서는 피해자의 부상 정도와 치료기간을 보여주는 진단주수가 중요하게 고려되는 반면, 상해급수는 자동차보험의 보험금 지급기준 등에서 활용된다. 따라서 두 기준이 어디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나눠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형사합의금은 진단주수를 기준으로 본다

신호위반이나 중앙선 침범,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등 12대중과실에 해당하는 사고는 종합보험에 가입했더라도 가해자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때 가해자가 피해자와 별도로 합의하면서 지급하는 돈이 형사합의금이다.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는 형량을 정하는 과정에서 가해자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될 수 있어 형사합의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실무에서는 피해자의 부상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로 진단주수를 활용한다. 통상 진단 1주당 5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를 기준으로 형사합의금을 협의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6주 진단이라면 300만 원에서 600만 원 정도가 하나의 참고 범위로 제시될 수 있다.

다만 이는 법으로 정해진 금액이나 반드시 따라야 하는 산정기준이 아니다. 피해자의 나이와 소득, 사고 경위와 과실 정도, 부상의 정도와 추가 치료 필요성, 가해자의 경제적 사정 등 여러 요소에 따라 실제 합의금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6주 진단을 받은 사고라도 형사합의금이 서로 다르게 정해질 수 있는 이유다.


상해급수는 합의금보다 보험금 지급기준과 관련 있다

그렇다면 상해급수는 어디에 쓰일까. 상해급수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 별표에서 부상의 정도에 따라 1급부터 14급까지 구분한 등급이다. 형사합의금 액수를 직접 정하는 기준이 아니라, 자동차보험 대인배상에서 부상보험금의 한도를 정할 때 활용된다.

형사처벌에서 중요한 것은 상해급수 자체보다 피해자가 법적으로 ‘중상해’를 입었는지 여부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중상해에 해당하면 종합보험에 가입했더라도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가해자가 형사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 다만 중상해 여부는 특정 상해급수나 ‘진단 3주 이상이면서 수술이 필요한 경우’처럼 일률적인 기준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위험이나 불구·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 판단한다.

따라서 진단주수와 상해급수의 역할을 단순히 ‘형사합의금 액수’와 ‘기소 여부’로 나누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진단주수는 형사합의 과정에서 부상 정도를 가늠하는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고, 상해급수는 주로 자동차보험의 부상보험금 한도와 관련된다. 형사처벌 여부는 12대중과실 해당 여부와 중상해 여부 등 별도의 법적 요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민사 손해배상금은 진단주수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민사상 손해배상금, 즉 교통사고로 보험사에서 받는 보험금은 진단주수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치료비와 휴업손해, 위자료, 향후치료비 등 여러 손해 항목을 각각 산정하며, 후유장해가 남았다면 노동능력상실률을 반영한 일실수입 등도 배상액에 포함될 수 있다.

진단주수는 이 과정에서 부상의 정도와 치료기간을 판단하는 자료 중 하나로 활용된다. 실제 배상액은 치료 형태와 소득, 후유장해 여부 등 여러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통원치료만 받은 경우에는 실제로 일을 하지 못해 소득이 줄었다는 점을 입증하기 어려워 휴업손해 인정이 제한될 수 있다. 사고 이전부터 같은 부위에 질환이나 장해가 있었던 경우에는 기왕증이 사고로 인한 손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도 따져볼 수 있다.

결국 같은 진단주수를 받았더라도 실제 손해의 내용은 피해자마다 다를 수 있다. 후유장해와 노동능력상실 정도, 소득, 기왕증의 기여도 등에 따라 최종적으로 지급되는 보험금에도 차이가 생기는 이유다.


형사합의와 민사 손해배상은 별도로 진행된다

형사합의와 민사상 손해배상은 서로 별개의 절차다. 형사합의를 했다고 해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당연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형사합의서의 문구에 따라 민사상 권리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합의서를 작성할 때는 그 내용을 주의해서 확인해야 한다. 형사합의와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합의서에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권은 별도로 행사한다’는 취지를 명확히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두 절차는 진행되는 시점에도 차이가 있다. 형사합의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뤄질 수 있으며, 피해 회복과 처벌불원 의사 등은 가해자의 형량을 정하는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다. 반드시 1심 선고 전까지만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양형에 반영하려면 해당 재판의 선고 전에 합의 내용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민사상 손해배상은 치료 경과와 후유장해 여부 등을 충분히 확인한 뒤 최종 합의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치료가 끝나기 전에 민사 합의를 서둘러 마치면 이후 발생한 치료비나 뒤늦게 확인된 후유장해가 합의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형사합의와 민사상 손해배상은 목적과 판단 기준뿐 아니라 적절한 진행 시점도 다르다는 점을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내 사고에서는 무엇을 먼저 따져봐야 할까

정리하면 형사합의와 민사상 손해배상은 판단 기준부터 다르다. 형사합의에서는 진단주수가 부상 정도를 가늠하는 주요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실무에서는 진단 1주당 5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를 참고해 합의금을 협의하는 경우가 많다. 상해급수는 형사합의금 자체를 정하는 기준이 아니라 자동차보험의 부상보험금 한도 등을 정할 때 활용된다. 민사상 손해배상금은 진단주수뿐 아니라 치료비와 소득, 후유장해, 기왕증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산정한다.

실제 사고에서는 이런 요소들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12대중과실에 해당하는지, 피해자의 부상이 법적으로 중상해에 해당하는지, 후유장해가 남았는지, 기왕증이 손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에 따라 형사합의와 민사상 손해배상의 대응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몇 주 진단이면 얼마’, ‘몇 급이면 얼마’처럼 하나의 기준만으로 합의금을 판단하기보다 형사절차와 민사절차를 구분해 각각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 초기에는 어떤 절차를 먼저 준비해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형사합의가 필요한 사고인지, 민사상 손해배상에서 추가로 고려해야 할 항목이 있는지에 따라 대응 방법도 달라진다.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면 두 절차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교통사고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교통사고 합의, 내 사고에 맞는 기준부터 확인해야

교통사고 합의는 단순히 진단주수나 상해급수만 확인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같은 부상을 입었더라도 사고 경위와 치료 과정, 후유장해 여부, 형사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확인해야 할 내용이 달라진다.

특히 형사합의와 민사상 손해배상은 서로 다른 기준과 절차로 진행되는 만큼, 어느 한쪽의 합의만 보고 전체 보상 문제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현재 제시받은 합의금이 적정한지, 형사합의와 보험사 합의를 어떻게 구분해 진행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합의금24는 교통사고 전문 로펌과 제휴해 사고 내용과 피해 상황에 맞는 법률상담을 연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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